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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못 없이 맞물리는 구조, 송몬트의 공예 문법

못 없이 맞물리는 구조, 송몬트의 공예 문법

송몬트의 백에는 못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금속으로 조여 고정하는 대신 서로 맞물려 버티는 구조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중국의 전통 목공을 가죽으로 옮겨온 결과입니다.

이름이 곧 설계도

송몬트는 2013년 베이징에서 시작했습니다. 창업자 푸송(Fu Song)은 구글에서 UI·UX를 설계하던 디자이너였습니다. 화면 위의 인터페이스를 다루던 사람이 손에 쥐는 물건으로 옮겨왔다는 점은, 이 브랜드의 백을 이해하는 데 꽤 중요한 단서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사람이 어떻게 만지고 여닫는가의 문제니까요.

브랜드 이름은 "하늘은 멀고 산은 높으며, 그 산 아래 소나무가 있다"는 동양 미학의 시구에서 왔습니다. 소나무(Song)와 산(mont)을 나란히 둔 이름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은 장식적인 수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그니처인 루나백의 하드웨어는 소나무 문양에서 형태를 가져왔습니다.

송몬트
루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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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백은 초승달 곡선을 그대로 몸체로 삼은 숄더백입니다. 1.8mm 풀그레인 하이드 레더를 식물성 추출물로 우드텀블링 가공해 표면에 결을 냈고, 하드웨어는 304 스테인리스 스틸을 씁니다. 가죽 두께와 금속 강종까지 숫자로 밝히는 방식 자체가 이 브랜드가 소재를 다루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화면을 설계하던 사람이 손에 쥐는 물건으로 옮겨왔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사람이 어떻게 만지고 여닫는가의 문제입니다.

못을 쓰지 않는 방식

중국 전통 목공에는 못이나 접착제 없이 나무끼리 홈을 파 맞물리게 하는 짜맞춤 기법이 있습니다. 송몬트는 이 원리를 가죽 백의 여밈 구조로 옮겨왔습니다. 브랜드명과 같은 이름을 단 송백이 대표적입니다.

송몬트
송백 미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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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은 종이연의 뼈대 구조에서 출발한 O자형 프레임 버킷백입니다. 클로저는 전통 목공의 짜맞춤 방식을 따릅니다. 자석이나 지퍼로 눌러 닫는 대신, 서로 끼워 고정하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여닫는 동작 한 번에 브랜드의 출발점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같은 사고방식은 래티스 계열에서 표면으로 올라옵니다. 래티스는 격자라는 뜻으로, 중국 전통 창살의 짜임을 가죽 위빙으로 번역한 라인입니다. 여기서는 구조가 안쪽에 숨지 않고 그대로 무늬가 됩니다.

가죽을 다루는 태도

송몬트의 소재 표기는 유난히 구체적입니다. 루나백과 송백은 1.8mm 풀그레인 하이드를 식물성 추출물로 우드텀블링 처리하고, 요레와 샨 계열은 베지터블 탠 레더를 씁니다. 드리피 토트는 벨벳처럼 마감한 스웨이드에 톱레이어 카프 레더를 조합하는데, 이 조합 하나에만 30여 가지 가공 공정이 들어갑니다.

소재 표기 읽는 법

베지터블 탠 레더는 식물성 탄닌으로 무두질한 가죽으로, 쓸수록 색이 깊어지고 손자국이 남는 성질이 있습니다. 반대로 우드텀블링 가공한 풀그레인 하이드는 처음부터 결이 잡혀 있어 변화가 덜합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쪽을 원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계열을 나눠 보시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요레는 송몬트에서 가장 넓게 뻗은 계열입니다. 호보와 토트, 토스트, 볼링, 더플, 카메라백에 카드홀더와 키체인까지, 하나의 가죽과 하나의 문법으로 일상 전체를 덮습니다. 사이즈 선택지도 미니부터 엑스트라 라지까지 촘촘합니다.

산 아래, 작은 것들

샨(Shan)은 산(山)을 그대로 옮긴 이름입니다. 베지터블 탠 레더로 만든 사첼과 브리프케이스가 여기 속하는데, 브랜드 이름이 가리키던 그 산이 라인 이름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형태는 계열 중 가장 단정한 편이라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 어울립니다.

참(charm) 컬렉션은 이 브랜드의 결을 가장 짧게 보여주는 물건들입니다. 천연 조롱박을 그대로 쓴 럭키 구어드, 야자잎을 손으로 엮은 우븐 팬처럼 오래 복과 안녕을 뜻해온 상징물을 가방에 매다는 작은 소품으로 옮겼습니다. 큰 백을 들이기 전에 브랜드의 태도를 먼저 만져보기에 좋은 물건이기도 합니다.

어디부터 보면 좋을까

  1. 첫 송몬트라면 요레사이즈와 형태 선택지가 가장 넓고, 베지터블 탠 레더라 쓸수록 색이 깊어집니다. 데일리로 무난하게 시작하기 좋은 계열입니다.
  2. 브랜드의 정체성이 궁금하다면 루나 또는 송백소나무 하드웨어와 짜맞춤 클로저가 이름의 유래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형태만 봐도 다른 브랜드와 구별됩니다.
  3. 무늬가 있는 쪽을 원한다면 래티스단색 가죽이 심심하게 느껴질 때, 짜임 자체가 장식이 되어 줍니다.
  4. 가볍게 들여보고 싶다면 참 컬렉션조롱박이나 부채 참 하나로 이 브랜드의 손맛을 먼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비건 레더 버전이 병행되는 모델도 있습니다. 루나백과 요레 더플백에는 리사이클 해양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 소재 버전이 따로 있어, 동물성 가죽을 피하고 싶다면 같은 디자인에서 소재만 바꿔 고르실 수 있습니다. 로고를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형태로 기억되는 백을 찾고 계시다면, 송몬트는 충분히 살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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